한여름의 서울 중구 필동은 뜨거운 태양 아래 뜨겁고 답답한 도심 속 한 구석이다. 그러나 이곳에 위치한 한 건물은 예외였다. 그 건물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에어컨 이전설치로 유명했다.
이 건물의 에어컨은 평범한 에어컨과는 달랐다. 그 에어컨은 오래된 모습으로 그랬을 뿐만 아니라,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었다. 에어컨이 이전되면서 건물 주변에서 벌어진 이야기들, 사람들의 감정, 도심의 소음과 고요함이 서로 얽혀들어 하나의 현대미술작품으로 완성되었다.
에어컨 이전설치는 오랜 세월 동안 이 건물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담아내었고, 이를 통해 우리는 도심의 소소한 변화와 인간들의 삶 속 소중한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. 그것은 과거의 기억을 담은 현대미술작품으로, 필동 중구의 한 조각을 현대사에 남기는 아름다운 존재였다.